몇 주전 친구생일을 맞아서 옥스포드내 어느 코미디클럽에 갔었다.
아직 그 속사포 같은 농담을 다 알아듣기엔 내 영어실력이 아직도 부족하다만…
그래도 약간이나마 알아들은 것에 비춰본다면…
그날 무대에선 대부분의 개그맨들은 ‘비하’하는 소재의 개그를 한번씩 보여주었다.
우리나라에도 최근 ‘독설’이 예능의 키워드가 된 듯
‘비하’는 사람을 웃기기 위한 효과적인 도구 중 하나가 된듯하다.
(그게 남을 비하하든 자기 자신을 비하하든…)
독설&비하개그는 어느 정도 수위를 조절해서 비난을 받는 당사자가 당혹해 하면서도 어느 정도 재미를 느끼게 해야 하는데 만약 그 수위 조정에 실패한 경우는 그건 '순수하게’ 독설과 비하가 되어버린다.
최근 영국의 텔레비전의 예능프로그램에서 수위조절에 실패하여 나에게 씁쓸한 웃음을 남겨준 경우가 있어서 잠시 소개하며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논의해 보고자 한다.
That Mitchell and Webb Look 시즌3 제2회 (BBC TWO) [스포일러 있음!]
미첼 & 웹은 BBC의 That Mitchell and Webb Look과 채널4의 Peep Show을 통해서
신선한 코미디와 시트콤을 선보이는 듀엣인데
몇 주전 프로그램에 그들은 한국의 '식문화'에 관련한 꽁트한편을 That Mitchell and Webb Look에서 선보였다.
Get Me Hennimore!라는 제목의 이 꽁트는 몇십년전의 영국이 배경이며
헤니모어 (Hennimore)라는 다소 어리숙한 비서와 다소 괴짜스런 그의 사장사이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다.
회사의 발전을 위해 한국과 좋은 관계를 맺고자 방문한 한국관계자에게 잘보이고싶은 사장은 헤니모어에게 오후에 진행될 연회를 한국식으로 할것을 제안하고 헤니모어는 이 계획에 동의한다.
사장은 한국인들이라면 당연히 개를 먹는다고 생각하고 개를 주제로 음식준비할것을 지시하며, 영어 한마디도 못하는 한식 요리사들이 오후4시에 도착할것이라며 그들을 '1번방'으로 안내하여 연회를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그런데 거의 동시간대에 사장의 아내와 그녀가 속한 애견클럽의 회원과 34마리의 애견들이 오후 3시 30분에 같은 장소에 도착하게 된다. 이들은 한국어를 한마디도 할줄 모르며 크러프트쇼(Cruft <영국 우수견 선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낸것을 기념하기 위한 모임을 갖게 된다. (특히, 사장의 아내의 애견은 이 대회에서 입상하였다.) 사장은 이 애견클럽회원을 방'I(아이)'로 안내하라고 그에게 지시했다.
방은 책상사이로 서로 마주하고 있어서 쉽게 혼동되는데 사장은 방을 표시하는 팻말이 잘못되었다며 양쪽의 팻말을 바꾸어서 헤니모어를 더욱 헤깔리게 만들었다. 헤니모어는 사장에게 두행사가 섞이지 않도록 잘할거라고 다짐했다만...
몇분후...
헤니모어가 아직 도착 안했을것이라고 믿었던 한식요리사들은 이미 장소에 도착한 상태였고 그들은 연회를 위해 현장에서 애견클럽회원들이 바라보는데 개를 사냥(?)하고 있었다. 그와중에 사장의 애견은 이미 음식으로 바뀌어 사장의 뱃속으로 들어가는 사태가 발생하며 이 에피소드의 막은 내리게 된다.
이 에피소드에서 씁쓸한 웃음을 만들게 했던 부분이 바로 이 결말 부분이다.
솔직히 한국인들이 개를 먹는다고해도 자랑할것은 아니다만 그렇다고 부끄러워 할것은 아니라는 생각... 그래서 그들이 개를 소재로 이야기한것은 다소 씁쓸하지만 뭐 농담소재로 이용될수 있지 않겠나라는 그나마 넓은 생각을 하려고 시도해 보았다.
그러나 바로 이 결말에서 애견클럽회원들이 바라보는데 개를 잡기위해 눈에 쌍불을 킨 한식요리사들의 모습은 정말 나를 당혹하면서도 쓰디쓴 웃음을 짓게 했다.
톱기어... 영국 자동차문화를 대표하고 슈퍼카들이 한주에 적어도 한대씩 씽씽달리며 어마어마한 스케일의 무모한 도전을 펼치는 교양도 아니고 그렇다고 예능도 아닌 둘의 성격을 완전히 비벼놓은 일요일밤의 본방사수프로그램...
(나보다 이프로그램 더 잘아는 사람들이 많아서 차마 설명하기에도 민망..)
사실 이번회는 컨페더네이션스컵 결승전을 보느랴고 보질 못했지만 다음의 영국사랑 카페에 한국을 비하한 발언이 나왔다는 게시물을 보고 후다닥 헤당부분만 BBC iPlayer로 다시 보았다.
윗에 링크된글에서 지적된부분은 자동차 소식을 갖고 이프로그램의 진행자 세명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에 나왔는데 당시 주제는 "영국정부의 헌차폐차시 신차구매지원"정책이었다.
독설로 영국에선 명성이 자자한 제레미 클락슨이 "이거 알고 있냐? 만약 그들이 (폐차후 신차구매하려는 이들) 한국차를 구매했다면, (영국)정부는 김정일이 핵무기 사는데 돈을 보태는것이다"라는 이야기를 갑자기 꺼내었다.
그뒤에 관객들의 웃음이 이어진뒤
제임스 메이가 "아니 그거 잘못된건데" 하고 응수하려자 클락슨이 "잘난척 하지마라"고 받아쳤다.
다시 메이가 "아니 잘난척 하는게 아니라. 한쪽은 자유경제체제에 무해한 해치백(보통 우리가 보는 승용차들..)만드는곳이고 다른한쪽은 전체주의에 핵무기를 생산하는것으로 의심되는 곳이다"라는 맨트를 한뒤 다시 관객의 웃음소리가 들렸고,
클락슨은 "너의 구별에 의한 오해로 니네집에 핵폭탄이 떨어져도 나한테 울면서 오지마라"고 대응을 했다.
다시 웃음소리가 이어진뒤 메이는 "왜 남한이 헤머스미스(런던의 한지역, 메이가 사는지역인듯)에 핵폭탄을 떨어뜨린다고 보냐?"고 클락슨에게 묻자
클락슨의 답변은 "그들이 미국의 가이드 시스템을 써서 그럴지도.."라는 답변을 날리자 다시 장내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이때 중간에 있던 리차드 헤먼드가 "이야기가 딴 주제로 샛다"면서 중단시켰다.
톱기어에선 웬만한 차들은 다들 한번씩은 속칭 '까이고' 바로 이런 표현들이 프로그램을 보는 재미인것은 알겠다만...
과연 클락슨의 이 농담을 어떻게 받아들여야할까?
이 두 프로그램의 경우를 보면서 (어떻게 우연히<?> 둘다 BBC TWO프로그램들..)
과연 '사람이 불쾌함을 느끼지 않을 한계'가 어디인지가 생각하게 된다.
내가 너무 과민 반응을 하는것일까?
그냥 웃어 넘길수 있는 농담인데... 그런데 그걸 알면서도 왜이렇게 씁쓸할까?
관련사이트
BBC 항의접수 사이트 http://www.bbc.co.uk/complaints/
Ofcom (영국방송통신위) 항의접수 사이트 http://www.ofcom.org.uk/complain/
[여기에 링크된 동영상은 대부분 BBC iPlayer의 동영상으로 영국외 지역에선 시청하실수가 없습니다. 양해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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